제목 | [홍보이야기 8] 가판2019-03-18 10:5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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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규모가 크거나 경영진의 홍보마인드가 높은 조직에서는 홍보맨들이 '가판'이란걸 봅니다.경영진이 가판에 대한 관심이 높으면 높을수록 죽어나는게 홍보맨이나 그런데 그게 알고보면 홍보조직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롤이 되는 것이기도 하지요.
왜냠 가판에 난 기사를 체크해 경영진이나 관련부서에 전화하면서 "기사 빼라" "기사 수정해라" 등의 압력과 부탁의 커뮤니케이션을 거치면서 조직내에서 엄청난 필요존재(?)가 되버리기도 하기 때문이죠.물론 그 느낌이 오래가지는 않지만...???
가판의 사전적 정의는 신문의 가두 판매판 또는 가두판매를 말합니다.언론계에 종사하거나 홍보맨들에게서 가판의 의미는 초판 인쇄된 신문을 말하지요.
신문 첫면 상단을 보면 **판이라고 인쇄된 것을 볼 수 있을텐데, 조선일보의 경우 초판,중앙일보 10판,동아일보 5판,한국일보 10판,한겨레 1판,한국경제 41판,매일경제 11판,경향신문 10판,대한매일 5판,서울경제는 25판 등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그게 가판 즉 그 신문의 초판이라고 보면 됩니다.
초판을 왜 신문사별로 1판,5판,10판,11판,25판 등으로 표기하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혹 아는 분 있으면 리플 부탁드립니다>
각 신문사에서 제작된 초판은 몇 번의 개판을 거쳐 최종 시내판(서울 4대문안)은 조선일보 45판,중앙 43판, 동아 45판,매경16판,한경46판...등으로 표기되고 4대문안에 직장이 있는 분들이 아침에 사무실에서 보는 신문들이라 할 수 있죠.
"최종 시내판만이라도 좀 고쳐줄 수없겠냐"며 출입기자들을 졸라댔던 기억이 납니다.왜냠 윗사람들이 아침에 사무실에서 보는 신문이기 때문이죠.ㅋㅋㅋ 무슨 말인지 아실란가???
인쇄된 신문은 우선 지방부터 배송이 시작되는데 지방배송에 앞서 서울지역 중심부 몇 곳에 임시배송지점을 설치해 놓고 초판 인쇄된 신문을 배달 판매하죠.가장 대표적인 곳이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앞.
6시경이면 경제신문을 시작으로 각 신문들이 동아일보앞에 집합이 되는데 2개 업소가 나란히 영업을 하고 있슴다.현장에서 직접 판매되는 것은 별로 없고 여의도나 강남 과천 등 사대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회사나 정부부처의 홍보맨들이나, 조금이라도 일찍 기사를 보려고 달려온 홍보맨들 즉 정기구독자들만 바글바글돼죠.
옛날엔 길바닥에서만 봤는데 요샌 동아일보사가 1층 로비에서 가판을 볼 수 있도록 해주더군요.그 옆엔 오토바이나 차가 줄지어 있는데...배달을 위해서죠.
저희 회사같은 경우엔 6시반경에 1차로 경제신문이 배달되고 7시반경에 종합지 및 전문지가 배달됩니다.
가판신문의 최대 수요처는 기업체 홍보실이나 증권사,그리고 청와대는 물론 정부종합청사 내에 있는 모든 정부기관과 국정홍보처라고 할 수 있슴다.각 기업의 홍보실은 자사관련 기사를, 정부부처는 정부정책이나 정치동향 등을 모니터하고 잘못된 것이나 불이익기사가 있으면 기사정정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기업이나 각 조직체의 홍보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가판을 체크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슴다.
가끔 가판을 보다가 우리끼리 하는 말로 잘 빨린 기사가 있으면 담당기자에게 바로 전화해 땡스메시지를 보내기도 합니다."이 은공(?) 잊지 않겠노라"며 "어쩜 이렇게 야마를 잘 잡았냐"며...공치사도 함께.
가끔은 가판에는 버젓이 기사가 났다가 시내판에는 빠지는 경우도 있죠.ㅋㅋㅋ.편집국 사정에 의해서 혹은 로비에 의해서.
가판체크는 조직의 노출빈도와는 상관없이 조직의 위기관리 및 쟁점관리는 물론이고 조직주변의 동향이나 정보수집 측면에서도 꼭 필요하다고 하겠슴다.정보란 남보다 빨리 얻어내야만 그 가치가 있는 것이고 또 가끔은 가판에는 났다가 시내판에는 사라지는 괜찮은(?) 기사들도 있으니까요.
일요일엔 신문이 없기 때문에 토요일엔 가판업무가 없으나 월요일 신문때문에 일요일엔 가판을 체크해야 하죠.ㅎㅎㅎ 가장 신경쓰이고 받기 싫은 전화가 일요일 7:30-8:30 사이에 가판담당자에게서 오는 전화죠.홍보맨들에겐 월요일자 기사대응이 젤 힘듭니다.기자나 데스크에게 전화두 잘 안되구...처들어 가기도 힘들고 등등.
신문사의 경우는 가판을 통해 교열과정이나 제작과정에서의 오보나 오탈자 수정이 가능하고 자사와 타사의 기사를 비교도 하고 특종기사의 경우 타신문의 기사를 받아쓰기도 합니다.
가판에도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가 공존하는데 중앙일보의 경우엔 가판의 부정적인 요소에 더 많은 점수를 줬는지 가판을 아예 폐지했답니다.
가판도 할 얘기가 무지 많군요...가판업무 그리고 홍보맨의 비애 ,아픔,서글픔,좌절감...등등
그게 지난해 초였나??? 한겨레 편집국 사회1부 빈자리에 앉아서 밤12시반까지 무작정 개기던 일, "3판아니면 4판 그것도 안되면 5판 아님 5.5판이라도 쫌 고쳐주세여..."ㅎㅎㅎ
가판에 대해서는 담에 한번 더 쓸 까 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