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홍보이야기 7] 홍보사례 분석 - 홍보와 마케팅2019-03-18 10:5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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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6년 대기업 홍보담당자로 있을 때 일입니다.어느날 그림전자라는 조그마한 회사를 운영하던 친구가 불쑥 회사에 찾아와 '닥터골프클리닉'이란 모델명의 골프스윙분석기를 자체 개발해 곧 시판할 계획이니 최소의 비용(5백만원 정도)으로 광고할 방법이 없겠냐며 도움을 청했습니다.
<이 제품은 컴퓨터로 자신의 골프스윙을 즉시 자동으로 녹화해 보여주는 일체형 골프스윙 분석기로 골퍼들이 연습장이나 가정에서 자신의 스윙폼을 즉시 다양한 재생속도로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자신의 스윙폼을 교정할 수 있고 레슨강사의 교습때 보조재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신제품의 가격을 3백만원대로 책정하고 마켓팅에 나섰는데 골프연습장은 물론 헬스클럽 병원 은행 백화점 등 대기손님이 많은 서비스업체를 중심으로 호응이 커 1만대 이상은 무난히 판매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친구로부터 판촉물의 내용 및 관련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광고(현실적으로 5백만원으로 광고는 불가능)보다는 퍼블리시티가 효과적이겠다고 판단하고 직접 퍼블리시티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이전부터 줄곧 홍보회사를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가 홍보 에이전트로서의 홍보업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음)
먼저 <세계 최초 골프스윙분석기 개발>이란 헤드라인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해 사진과 함께 8/26일 종합지와 경제지 골프담당기자들에게 자료를 배포했는디...27일자 경향신문에 스포츠면 단신, 28일자 한겨레신문 스포츠면 단신처리된 것외에는 전멸했습니다. 돌아버리겠더라구요...그 친구에게 온갖 폼을 다 잡았는데...
골프가 대중화되고 있고 개발제품 자체가 아이디어 상품이며 세계 최초란 점때문에 충분히 기사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골프담당기자들에게 단순히 전화만 하고 기사를 배포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2단계로 8/28일부터는 친분이 있는 중소기업 담당기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제품에 대해 직접 설명하면서 자료를 배포,중소기업면 기사게재를 노렸습니다.
1주일간의 홍보활동으로 <한국일보 경제면에 사진포함 2단 정도의 미니박스>,<전자신문 생활정보면에 전면>,<조선일보 경제면에 사진포함 2단 정도의 미니박스>,<동아일보 스포츠면 단신>, <동아일보 1면 톱(빅 박스)>,<동아일보 경제면 톱(빅박스),<KBS '21C를간다'코너에 20분간 방송>,<한국경제 Y-파일면 전면>,<한국경제 창간32돌면에 전면> 등의 결과가 났음.
이중 특히 동아일보의 경우는 그림전자가 위치한 곳이 포이동이고 인근에 그림전자와 같은 벤처기업이 많다는 데 착안 이들을 묶어 1면(포이밸리 탄생)과 경제면에 톱기사로 처리했슴다.
당시 홍보활동은 대단히 성공적이었습니다.성공을 한 데는 우선 스포츠면에서 경제면으로 보도 대상 지면을 바꾼 것이 주효했는데 당시 대부분의 종합지의 경우 1주일에 하루는 경제면에 중소기업을 위한 별도의 면을 할애했고 그 날짜에 맞춰 친분이 있는 중소기업 담당기자에게 자료를 배포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 된 것
이러한 홍보활동의 결과로 첫째,미국에서 한 업체가 조선의 기사를 보고 그림전자가 개발한 기술과 자신이 개발한 기술(스윙후 골프공의 비거리를 나타내주는 장치)을 결합할 의향이 없는지 타진한 적이 있고 둘째,동아일보의 기사가 나간 후 포이동 일대의 전세값이 오르게 되는 의외의 사태가 있었고 셋째,보도된 신문사에 그림전자의 전화번호를 문의하는 전화가 자주 걸려왔고 넷째,신용문제로 은행대출이 다소 수월해졌다고 하는데 기사가 회사와 제품에 대한 보증서와 같은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홍보활동의 결과가 제품의 판매에는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는 측정할 수가 없었고 성공적인(?) 홍보활동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예상외로 크게 기대에 미치지 않아...결국에는 이 사업을 포기하기에 이르렀죠.
경영진은 사업실패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마켓팅 기획단계에서의 제품가격측정과 누적시장규모에 대한 잘못된 예측을 들었슴다.
홍보자체만의 결과를 분석해 볼 때 한국과 조선은 어느 정도 제품에 대한 홍보였다고 보여지는데 그 외 매체는 회사와 사장 개인에 대한 홍보가 주였기때문에 결국 홍보를 통해 회사와 대표의 이미지는 상승됐으나 제품에 대한 홍보는 상승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그러나 만약 후속제품들이 연속적으로 출시됐다면 이런 요소(회사/대표 이미지 상승)가 판매에 상당히 도움을 줬을 것으로 추정은 됩니다.
비록 이 사업은 실패했으나 홍보가 벤처나 중소기업의 경영활동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따라서 독자적인 신기술이나 경영의 노하우를 가진 벤처기업의 경우 전문인력을 갖춘 홍보컨설팅사를 통해 홍보활동 전반을 맡길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그림전자의 사례를 볼 때 신제품을 홍보할 경우에는 가능 한 한 제품홍보에 치중해야 할 것으로 생각함다.
벤처기업도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광고나 퍼블리시티가 제품의 판매에 어느정도 기여하는지는 측정할 수 없으며 또한 사업의 성패여부도 보장하지 못한다고 생각됩니다.
퍼블리시티 효과에 대한 측정은 광고와 마찬가지로 아직까지는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으나 그 필요성은 입증된 바 벤처기업에서의 홍보는 판촉 및 마켓팅 활동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과 장기적인 홍보활동이 보장된다면 벤처기업의 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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